퍼시비런스 칩은 애플 첫 아이맥과 같은급
지금의 아이폰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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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비런스의 컴퓨터는 몸체 네모난 상자 안에 들어 있다. 나사 제공
퍼시비런스에 쓰인 컴퓨터 칩 ‘RAD750’(왼쪽)은 1998년에 나온 애플의 최초 아이맥(오른쪽)에 쓰인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했다.
우주 극한 환경 견딜 수 있는 검증된 칩 써야 첨단기기를 총동원해도 모자랄 것같은 우주 탐사에 왜 이런 구식 컴퓨터 두뇌를 가져갔을까? 기기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 검증된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고장이 나면 수리나 교체를 할 수 없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2011년 러시아의 화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는 컴퓨터 칩(SRAM)의 오작동으로 지구궤도를 벗어나보지도 못했다. 항공용으로 설계된 것을 우주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써도 되는지 검증하지 못한 결과였다. 컴퓨터는 회로가 정밀할수록 주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퍼시비런스는 현재 화성에서 9년째 활동하고 있는 큐리오시티에서 검증된 프로세서 칩셋을 쓰고 있다. 큐리오시티는 우주 방사선에 잘 견디도록 군사 및 우주용으로 개발된 BAE시스템스의 `RAD750' 프로세서를 쓴다. 1990년대 후반 애플의 첫 아이맥에 썼던 파워피시750(PowerPC 750)을 기반으로 우주 방사선과 심한 온도차(영하 55도~영상 125도)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나사는 케플러 우주망원경, 목성 탐사선 주노, 화성 착륙선 인사이트 등에도 이 컴퓨터 칩을 사용했다. 가격은 2000년대 초반 20만달러(2억2천만원)에서 2019년 28만달러(3억원)까지 올랐다. 퍼시비런스에는 이 컴퓨터 두뇌가 2개 있다. 평소엔 하나만 쓰며, 다른 하나는 고장날 경우에 대비한 대체용이다.
헬리콥터 인저뉴이티의 컴퓨터 칩은 2015년에 나온 삼성 갤럭시S5와 같은 급이다.
헬리콥터엔 삼성 갤럭시 S5와 같은 칩 퍼시비런스에 탑재된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이티의 컴퓨터 칩은 퍼시비런스보다 성능이 좋다. 땅이 아닌 공중에서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과 기기 상태를 확인하고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01'이라는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했다. 이 프로세서는 2010년대 삼성 갤럭시 S5, 엘지 G3 등에서 사용하던 칩셋이기도 하다. 이를 기반으로 한 스냅드래곤 플라이트 플랫폼은 2.26㎓로 작동하면서 4K 고해상도 영상이 가능하다. 헬리콥터 아래와 앞쪽에 각각 50만화소, 13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인저뉴이티는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음달 중 대기가 희박한 화성에서 비행하는 시험에 나선다. 성공하면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 최초로 날아오른 동력 비행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30일의 시한을 두고 그 기간 안에 총 다섯차례 도전할 계획이다.
칩은 구식이지만 장비는 최첨단...본체 카메라만 16대 퍼시비런스의 컴퓨터 칩은 구식이지만 탑재된 장비는 최첨단이다. 내비게이션 카메라는 2천만화소의 고해상도이며, 퍼시비런스 상단의 마스트캠제트는 좌우 양쪽 2대의 카메라가 짝을 이뤄, 강력한 줌 기능으로 입체 컬러 사진을 생성한다. 또 슈퍼캠은 7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표적에도 거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레이저를 쏜다. 오차율이 1mm 미만이다. 퍼시비런스에는 이런 고성능 엔지니어링 및 탐사용 카메라들이 16대나 탑재돼 있다. 장비가 생성하고 컴퓨터가 처리한 데이터들은 다양한 통신 기기를 거쳐 지구로 전송된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 것들이어서 지구와의 교신에는 문제가 없다. 퍼시비런스가 보낸 신호가 지구에 도착하는 데는 11분이 좀 넘게 걸린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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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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