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큰 아기 호랑이... 정해영, KBO리그 최연소 30세이브 대기록

입력 2021-10-20 21:59

KIA 타이거즈 정해영이 KBO리그 최연소 30세이브 달성한 뒤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광주=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미래 정해영이 마무리 투수 첫 해에 KBO리그 최연소 30세이브 대기록을 작성했다.

정해영은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시즌 30세이브를 수확했다.19일 SSG 랜더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세이브를 수확하며 30세이브를 채웠다.

2001년 8월 23일생인 정해영은 20세 1개월 27일로 30세이브를 달성했다. 고우석(LG 트윈스)의 21세 1개월 7일을 뛰어넘어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그는 1993년 선동열(31세이브), 1995년 선동열(33세이브), 1998년 임창용(34세이브), 2015년 윤석민(30세이브)에 이어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5번째로 30세이브를 달성한 투수가 됐다.

30홀드-30세이브 듀오도 탄생했다. KIA의 셋업맨 장현식은 지난 16일 두산과 경기에서 타이거즈 창단 후 처음으로 30홀드를 달성한 바 있다. 정해영이 이날 30세이브를 채우면서 한 팀에서 30홀드와 30세이브 달성자가 동시에 나왔다. KBO리그 역대 6번째 기록이다.

2년 차 정해영은 올 시즌 새로운 수호신으로 발돋움하며 흔들리던 KIA 불펜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지난해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해 47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1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KIA 불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그는 올 시즌 '2년차 징크스'를 비웃듯 더욱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중간 계투로 시즌을 시작해 '고정 마무리'로 발돋움했다. 박준표, 전상현 등 기존 마무리 투수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고, 이제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경기 뒤 만난 정해영은 "(지난 10일 한화전에서) 20세 이하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운 뒤부터 30세이브도 조금 의식했다. 신경이 쓰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약관의 아기 호랑이는 날카로운 이빨을 갖춘 맹수로 성장 중이다. "선배들이 '너는 나이가 깡패니까 못 던져도 괜찮다'고 조언해준다. 마무리 보직이 쉽게 찾아오는 자리가 아닌 만큼 오랫동안 마무리 투수를 하고 싶다"고 힘줬다.

보완점에 관해선 "제구를 가다듬어야 한다. 전반기에 볼넷이 너무 많았다. 아버지(정회열 전 KIA 2군 감독)도 항상 볼넷을 내주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아버지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