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으로 지난해 말 전력에서 이탈한 외국인 선수 루시아는 물론 팀 수장인 박미희 감독의 옛 사진도 게시되어 있으나 쌍둥이 자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구단은 두 선수의 사진이 걸려있던 공간에 '2020-2021' '흥국생명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 등 문구를 채웠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 10일 학교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팀 숙소를 떠나 11일 열린 한국도로공사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5일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두 선수는 이튿날 열린 IBK 기업은행전에도 역시 불참했다.
16일 흥국생명 홈구장에서 개최된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5라운드 기업은행전에 쌍둥이 자매는 없었으나 두 선수가 만든 후폭풍이 코트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 전 박 감독은 "어떤 이유에서건 학교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체육인이자 팀을 이끄는 사령탑으로 많은 분께 사과한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아무 일이 없던 것처럼 지내지는 못했다. 선수들도 매체를 통해 사건을 접한다"며 "우리 팀은 프로 선수 개개인이 모여 프로팀을 이뤘다. 팀과 개인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주장 김연경 등 선배들이 후배들을 잘 다독이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약화한 전력과 심리적 부담감 속에 경기에 나선 흥국생명은 처참한 경기력으로 4연패했다. 앞선 1~4라운드에서 기업은행을 상대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모두 3-0 승리를 거뒀던 흥국생명은 이날 셧아웃(21-25 10-25 10-25)으로 완패했다.
김연경이 동료들을 독려하며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김연경이 12득점을 올렸고 외국인 선수 브루나는 1득점에 그쳤다. 상대 팀인 라자레바가 이날 62.5%의 공격 성공률을 보인 데 비해 브루나의 공격 성공률은 7.69%로 매우 저조했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에 김연경은 이재영의 자리를 채운 김미연(레프트)과 번갈아가며 공격을 시도했으나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흥국생명 선수단은 지난 11일 경기에 이어 이날도 종료 휘슬 직후 코트장을 빠져나갔다. 테이핑을 제거하고 마무리 운동을 한 뒤 경기장을 나서는 과정을 건너뛰고 서둘러 퇴장한 것이다. 흥국생명 선수들이 어깨를 늘어뜨린 채 코트장을 나가는 모습을 십수 대의 카메라가 촬영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되기도 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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