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조재근 기자] 1964년 인류가 첫 발견한 블랙홀이 기존 가설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고 더 무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국제 공동연구팀이 10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미국 초장기선 간섭계(VLBA) 망원경을 이용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의 정밀한 위치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청색 초거성이 동반성으로 쌍성계를 이루고 있다. 1964년 대기 관측 로켓에 실린 엑스선 검출기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이 블랙홀의 동반성인 청색 초거성은 질량이 태양의 100배, 밝기는 태양의 최대 100만배에 이르는 높은 에너지를 방출하며 5.6일을 주기로 서로 공전한다.
청색 초거성의 물질은 중력장이 강한 블랙홀로 유입되는데, 이렇게 유입된 물질이 블랙홀 주변을 빠르게 회전하면서 강력한 X선을 방출한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백조자리 X-1 블랙홀에서 나오는 전파신호를 관측하고, 지구로부터 먼 거리의 천체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삼각측정법을 통해 위치를 확인했다.
그 결과 지구로부터 백조자리 X-1 블랙홀까지 거리는 기존에 알려졌던 약 6100광년보다 먼 약 7200광년 떨어져 있었다.
블랙홀 질량은 태양 질량의 21배로 기존에 알려진 질량보다 약 50% 무겁다는 것을 알아냈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탄생하는 '별질량 블랙홀'이며 무거운 별이 진화해 블랙홀이 도기까지 형성과 성장과정을 새롭게 밝히는 증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일리아 맨델 호주 모나쉬대 교수는 "기존 가설보다 질량이 훨씬 무거운 것으로 볼 때 진화 과정에서 질량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을 의미한다"며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수만 년 전 태양 질량의 60배에 달하는 별이 붕괴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4개 주파수 대역을 동시 관측할 수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이용해 후속 블랙홀인 백조자리 X-3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18일자에 게재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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